2014년 2월 18일 화요일

논문 제출 전 5가지 마지막 점검사항

수중로봇을 담당하는 김아영입니다. 오늘은 로봇 말고 좀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논문 작성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논문의 질을 떨어뜨리고, 리뷰하는 분들과 나중에 글을 접하는 모든 공학도를 빡치게(죄송합니다.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없네요;) 만드는 논문들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내용을 떠나 형식부터가 되먹지 못한(?) 논문들입니다.

"평범한데 빡치는 말을 해보자" 트윗 모음. 평범한데 빡치게 하는 것은 논문들 속에도 있다.
(출처 : http://ppss.kr/archives/16277)
이 포스팅은 "깊이 있는 좋은 글쓰기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단 "논문이 갖추어야 할 기계적 점검항목"들에 가깝습니다. 수많은 밤을 머리 쥐어뜯은 끝에 기쁜 맘으로 "오 예! 글 모두 완성되었어!"라고 외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음 사항들을 한번 되짚어 보시죠.

1. 오타 / 컴파일 오류는 없는가?

오타가 있는지 spell check 한번만...! 제발, 플리즈...ㅠ  LaTex으로 쓴 논문의 경우에는 잘 나가다가 갑자기 컴파일 오류로 인해 "??"가 뜨는 논문도 있습니다. [?], Fig.?? 와 같이 말이죠. 이런 식으로 오타와 오류를 포함한 채 논문을 제출하면 Reviewer는 그 논문과 논문의 저자에 대해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논문의 게재 통과 여부에도 영향을 줄테고요. pdf파일로 완성된 논문에 마지막으로 spell check 한번 돌려주고 물음표 한번 검색해 주는 일! 매우 기본적이지만 또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논문 속 오타들은 Reviewer들을 대략 난감하게 만든다 (출처 : 이곳저곳)
또 한가지 Latex 사용자 분들께서는 주루룩 올라가는 warning들도 한번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함수의 인자가 제대로 들어가있지 않거나 안에 삽입되는 그림 pdf가 1.4보다 높으면 warning을 출력해주는데, 이는 논문의 완성도에도 영향을 주는 항목들이니 꼭 챙겨봐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IEEE 논문 템플릿에 나와있는 실수하기 쉬운 영어 오타/문법오류들입니다.
- data는 복수이지 단수가 아닙니다.
- American English에서는 제목이나 구절 등을 인용하는 쌍따옴표 안에 마침표나 콤마를 찍습니다. (e.g. It is called as "Dynamic Effect.") 또한 괄호의 경우에는 괄호 바깥에 마침표나 콤마를 찍습니다.
-  "essentially"란 말을 "approximately"나 "effectively"의 의미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 "that uses"란 말은 "using"이란 말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 "affect"와 "effect", "complement"와 "compliment", "discreet"과 "discrete", "principal"과 "principle", "imply"와 "infer"를 주의하십시오.
 - non은 단어가 아니기때문에 주로 하이픈(-) 없이 사용합니다.
 - 저자들을 줄여 쓸 때는 "et. al."이 아니고 "et al."로 씁니다.

2. 그림 / 표는 적절한 정보를 담고 있는가?

- 그림/표의 캡션(주석)은 충분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가?

연구자가 만약 검색으로 찾은 한 논문의 내용을 5분 안에 대충 파악하려면 보통 어떻게 할까요? 아마도 초록을 읽고 실험결과 부분으로 가서 그림를 먼저 훑어 볼 것입니다. 그리고 제목으로 추측했던 주제가 실제 내용과 일치하고 더 자세한 내용이 더 궁금해진면 그 때부터 이제 본문을 자세히 읽어 나가겠지요. 그런데 만약 그림에 달린 캡션이 다음과 같다면 어떨까요?

Fig. 1. Test results

읭??? 이게 뭐야...ㅠㅠㅠㅠ...... 정말 깊은 빡침이죠...ㅠ 이 그림이 Test results 라는 걸 모릅니까?ㅠ 이렇게 그냥 "1번, 2번" 번호 매기기만이 아닌캡션이 만약 이렇게 써 있다면 얼마나 좋습니까?
Fig. 1. Proposed sample motion planned. The red shows the ground truth while the blue shows the proposed method. Note that the errors decrease with respect to the sample size.
보시다시피 두 번째 캡션이 훨씬 더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본문에 있는 같은 설명을 두 번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을 Ctrl+c, Ctrl+v 해서 캡션을 만들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지요. 왜 이런 그래프가 나오게 되는지를 이해하려면 당연히 본문을 읽어야합니다. 다만 좋은 논문이라면 독자가 그림의 캡션만 보고도 "초록에서 이야기했던 결과가 이런 것이구나" 라고 이해 할 수 있도록 친절히 써주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 그림/표는 본문에서 적절히 언급되고 있는가?

자, 이제 머리를 식힐 겸 Ctrl+F를 눌러 Fig. 1 부터 차례로 본문을 검색해 봅시다. 그리고 그림과 표들이 본문에서 적절히 언급되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보통 독자들은 본문을 읽다가 그림/표가 언급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그림/표로 옮기게 되는데요, 본문 내내 언급되지 않는 그림/표는 그저 본문을 다 읽은 후 "뭥미?"라는 의문을 남기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건 왜 넣었을까요?" 퀴즈를 내는 것보다 'Fig 1 은 뭐다' 'Table 1은 뭐다'라고 한줄 만이라도 넣어주는 센스! 그 센스가 당신의 그림과 표, 나아가 당신의 논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답니다.

3. 참고문헌은 형식에 맞게 작성 되었는가?

반 페이지에서 한 페이지 가량을 차지하는 참고문헌은 보기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논문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독자는 읽고있는 논문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관련연구배경이론들을 바로 이 참고문헌 목록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참고문헌을 제시함으로써 배경지식 설명에 할애해야 할 많은 노력을 아낄 수 있고요.

참고문헌, 많은 것도 바라진 않는다. 제발 "틀리지 않게"만 써다오

하지만 참고문헌을 작성하실 때는 페이지나 학회명이 동일하게 표시되어 있는지 점검을 해보셔야합니다. 간혹 이러한 확인과정 없이 참고한 논문의 참고문헌 목록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오류를 그대로 가져올 수도 있지요. 참고문헌을 작성할 때에는 저자와 제목, 학회명은 물론, 페이지, 볼륨, 이슈 등 독자가 참고자료를 찾기위한 매우 구체적 항목들이 기재되어야 합니다.(1) 참고문헌 작성과 관련된 기본 법칙들은 다음의 "참고문헌 작성법"을 참고해주세요~ 
   
4. 지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학회든 저널이든(특히 학회는 더욱 철저하게) 논문에 할애할 수 있는 페이지 수가 정해져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봄/가을 에 있는 대표적인 세계로봇공학회 ICRA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와 IROS (IEEE/RSJ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Robots and Systems)를 예로 들자면, 이들의 경우 기본 6페이지를 할당하고, 최대 8페이지까지 작성 가능합니다. 저널의 경우 학회보다 길이에 대한 제한이 조금 느슨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추천하는 페이지 수가 있고, 너무 긴 논문에 대해서는 분량조절에 대한 요청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가 절로 떠오르는 사진. 아끼자. 지면도 아껴써야 한다.  
(출처: www.scriptmag.com)
약자(Acronym)를 사용하는 것도 지면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한가지 방법입니다. 만약 초록에서 full name 만을 사용했다면 (e.g. Rapidly-exploring Random Tree) 본문 첫 등장에서 약자를 한번만 풀어써 주시고,  (e.g. Rapidly-exploring Random Tree (RRT)) 이 후 본문이나 그림의 캡션 등에서는 약자(e.g. RRT)만을 사용함으로써 지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고문헌 중에서 상당한 길이를 차지하는 부분은 학회명, 저널명 등이 있습니다.  만약 Bibtex 사용자라면 두 가지 모드의 저널(학회)명 리스트를 만들고, 그 중 원하는 것으로 로딩하면 길이에 대한 문제를 쉽게 해결 할수가 있지요.

5. 그 외 잡다한 것들  

논문 제출을 위해서는 페이지 수 말고도 용량 제한도 지켜주어야 합니다. 큰 그림이나 그래프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용량이 커질 수 밖에 없죠. 이 경우 다음과 같은 노력을 통해 용량을 줄여주는 센!스!가 가능합니다.

* Acrobat (reader 아니고 그냥 Acrobat) 사용하여 optimize pdf
* 안에 들어가는 그림 파일 용량을 줄임.
* Linux 사용자라면 ps2pdf 사용
# make USLetter-sized PDF files using ps2pdf
# USAGE: mkpdf "<filename>.ps"
ps2pdf -dEmbedAllFonts=true -dUseFlateCompression=true -sPAPERSIZE=letter $1
그리고 논문을 읽고있는데 그래프가 칼라로 되어있어, 흑백 출력 시 이들이 구분이 안된다면 정말 빡침, 또 빡침입니다. 그러니 그림/그래프의 경우 흑백에서도 충분히 가독할 수 있도록각각을 모양으로서 구분지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 아마 왼쪽부터 순서대로일거야... (출처:신상보호해드림)

오늘은 논문 제출 전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다섯가지 체크리스트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논문이 갖추어야 할 요건은 다양합니다. 흐름도 중요하고, 기승전결도 중요하고, 주장하는 바가 증명이나 실험결과로 뒷받침되어야 하죠. 하지만 내용 못지않게 지켜야할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읽기 쉬운 논문은 - 물론 잘써진 글의 내용으로부터도 나오겠지만 - 독자의 읽는 수고를 덜어주는 포맷 속에서도 만들어지니까요. 그럼 모두 좋은 논문 쓰셔서 리뷰어의 빡침없는 밝은 세상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


(1) Workshop 이나 RSS (Robotics: Science and Systems) 같은 경우, 정보가 모두 주어지지 않아 페이지 등을 적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특히 RSS는 발표 후 추후에 책으로 출판되기 때문에 RSS 학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페이지를 적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accept은 되었으나 아직 공식 publication이 이루어지지 않은 문서를 인용할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는 페이지 대신에 "Accepted"라고 표현해 주시면 됩니다. (보통 게재 승인이 된 논문은 인용 하기도 하나, 단지 제출만 된 논문의 경우는 인용하지 않는 것이 관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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