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아침은 항상 조간신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곤 하셨다.
교양인의 끼니, 종이신문과 9시 뉴스
우리 집엔 종합신문, 경제신문, 영어신문을 포함해 매일 서너 개의 신문이 날라오곤 했는데, 아버지께선 이른 새벽마다 뒷산에 다녀오셔서는 조간신문을 보신 후 출근을 하시곤 하셨다. 어린 나이에 등교 전 5분의 꿀잠이 고팠던 나로서는 아버지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버지는 아침 꿀잠보다도 빼곡한 활자들이 더 좋으셨는지, 늘 그렇게 조간신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셨었다.
조간신문을 읽는다는 건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산다는 뜻이었고, 인터넷이 없던 시절 조간신문과 9시 뉴스를 챙겨보는 일은 교양인에겐 삼시 세끼 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일과였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후 무엇인가 많이 달라져버렸다. 달라져도 너무 이상하게 달라져버렸다.
우리는 더는 ‘네이버 뉴스’에 많은 시간을 쏟는 이에게 ‘교양인’이니 ‘시간 잘 썼느니’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예전, 조간신문을 통해 “새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던 이들은 사회를 이끌어 가는 첨병 역할을 하였으나, 네이버 뉴스를 ‘새로 고침’하여 새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는 이들은 그저 이 시대의 잉여인간과 다르지 않았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잘못되어 버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