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3일 화요일

아이폰6 플러스 개봉기 & 사용후기

캐나다에 온지 언 한달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폰 안사고 꿋꿋이 버텼었죠. "배송해 드리려는데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신용카드를 받으시려면 폰 번호가 필요한데요" "학생, 비상 연락을 위해 폰번호 좀 적어주세요"
"저 폰이 없... (순식간에 폰 없는 불우이웃 눈초리 받음..ㅠ)" 
그렇게 폰 없이 근근히 살아갔건만, 아이폰6의 발표를 보고는 처음엔 많이 실망했었죠...ㅠ 1GB RAM 이라니..ㅠ CPU는 단지 25% 좋아졌다고 하고, 카메라 하드웨어 스펙은 별 차이 없다고 하니 '그럼 도대체 뭐가 나아진거야?' 싶었죠. 얇고 넓은 폰이야 원래 많이 존재하던 것이었으니 말이죠.

나는 앱등이가 아니다. 근데 과시욕은 좀 있나보다-_- 아이패드도 일본 학회 일정이랑 아이패드 출시가 겹쳐 "한국, 늬들은 이런거 출시 안됐다지?" 하며 과시욕에 사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난 똑같은 이유로 아이폰6 플러스를 구입하게 되었다-_- 허세, 피~쓰~ (참고로 난 돈 없어서 친구 침대 옆에서 베게깔고 잤음..ㅠ)

근데 폰 선택에 별다른 대안이 없더라고요. 갤노트를 위해 한달 더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S5나 G3를 사면 왠지 금방 "짜잔~하고 새모델로 뒷통수를 칠 것 같았으니 말이죠. 결국 샀습니다! 프리오더가 시작한 12일,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중간에 일어나 클릭질을 해댔고, 다년간 수강신청으로 단련한 클릭질로 결국 프리오더 성공했습니다. 자, 배송 온 아이폰 6 플러스의 모습을 보시죠~ 짜잔~

  
신은 내게 아이폰6 플러스를 허락하셨지만 조명은 허락하지 않으셨다... 밝은 사진이 아니어서 죄송..ㅠ
처음 폰을 손에 딱 쥐었을 때의 느낌은 '와, 크다' 보다는
"와... 길다.."
였습니다. 원래 5.5인치의 옵티머스G Pro (이하 옵쥐프로)를 사용했던지라 폭에는 큰 거부감이 없었는데요, 확실히 그 길이가 매우 길었습니다. 해외 언론에서 그렇게 아이폰6를 찬양하다가도 그 크기에 있어서는 "gigantic"이라며 의문을 표현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얇아서 그런지 더 넓게 느껴지는 폰이었습니다.

옵쥐프로와의 비교. 얇고 더 긴 덕에 정말 큰 널빤지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곧 적응할 듯 싶다. 예전엔 폰이 너무 작아져 귀와 입을 왔다갔다 하며 전화하시는 아저씨들이 계셨는데, 이 폰은 귀에서 입까지를 잘 연결해준다 -_-
제 예전 폰인 옵쥐프로와 비교해보자면, 무게는 아이폰6 플러스 172g, 옵쥐프로 175g으로 비슷하나 처음엔 아이폰이 더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보기보다' 가볍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손목 피로도는 아이폰이 확실히 심했습니다 그만큼 폰이 길기에 손목에 토크가 많이 걸린다는 뜻이겠지요. 한 손으로 장시간 만지는 건 비추입니다. 이 폰은 PSP 같은 폰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두 손으로 사용합시다. 청바지에 집어넣어도 1/4 가량 고개를 내미는 자이겐틱 폰이니까요.

사용에 있어 눈에 띈 점은 앱이 6 X 4 로 배열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아이패드 에어는 그 넓은 화면에도 5 X 4 로 배열되는데, 6 X 4로 앱을 쫙 펼쳐보니 처음엔 약간 정신없더군요.또 한가지는 이어폰 단자가 아래에 있단 점이었는데요, 대부분의 폰이나 MP3기기가 위쪽에 이어폰 단자가 있기에 약간은 어색하더군요.

한 손 엄지로 아래쪽 위쪽 자주 왔다갔다 하다간 금새 손가락 몸져 누울 크기다. 폰은 두 손으로 공손히... 얇기는 보면 알겠지만 모토롤라 레이저 뺨치는 얇음이다. 근데 특별히 얇기 때문에 잡기가 불편한건 아니다. 전반적으로 한 손으론 좀 불편하다.
몇 시간 정도 아이폰을 사용해 봤는데 '꽤 잘만든 폰이다'라는 느낌을 받는 반면, "쩌는데?"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화면전환이나 앱 실행 등 모든 소프트웨어는 부드럽게 잘 돌아갑니다. (하지만 사실 넷북을 사더라도 첨엔 다 잘 매끈히 돌아가죠-_-) 처음 사용해 본 지문인식 잠금해제도 매우 편하고요, 특히 아이패드와 유사한 읽기 경험을 가져다 줘, 아이패드로 글을 읽다가 아이폰으로 넘어와 읽어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더군요. 

화면, 정말 좋습니다. 근데 사실 '우와 좋다'라고 표현할 뿐, 다른 패널과 미세한 차이를 발견해 내는 신의 시각은 아닌지라...;; 확실한 건 ebook을 읽거나, 사진/동영상을 보는데 '폰이라 작아 너무 불편한데?' 이런 느낌은 거의 없다는 것이죠. 결국 아이폰의 가치는 아이폰-아이패드-맥북을 사용했을 때 통합된 UX (User eXperience)를 제공하다는 데 진정한 가치가 숨어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10월 새로운 요세미티 OS를 탑재한 새로운 맥북이 공개되면 더욱 높아질 것이고요.

리뷰를 쓰고 있는데 어떤 외제 앱등이가 와서 말을 걸었다. 그리곤 자신의 아이폰 5S와 새로 산 맥북을 보여주며 한참을 아이폰에 대해 얘기했다. 그렇다. 아이폰의 진정한 가치는 앱등이와 대화의 장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하만 미녀 앱등이를 보장해주진 않는다...-_-)
제가 너무 비전문적인 이야기만 썼나요? ㅎㅎ 뭐 외국 전문가들이 워낙 좋은 리뷰들을 해줬으니까요..ㅎㅎ 선명한 화질의 리뷰 영상을 보고픈 분들은 다음 TechCrunch의 동영상 리뷰를 참고하세요 ^^ (물론 영어입니다 ㅎㅎ)


역시 리뷰는 미제 리뷰가 최고다...-_-...

배터리나 CPU나 아이폰6 플러스는 현존 최고성능의 폰을 자랑한다. 그걸 나는 자랑하고 있다. (출처 : AnandTech)
마지막으로 카메라 이야기를 하며 사용후기를 마무리 하도록 하죠. 그 동안 흠이라 여겨졌던 갑툭튀 카메라는 어차피 케이스 씌우면 케이스 안으로 들어가 큰 문제가 되진 않더군요, 카메라 성능은 '굳이 내가 여행갈 때 카메라를 가져가야하나?'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아이폰6엔 없고 아이폰6 플러스에만 있는 기능이 바로 광학 흔들림 보정 기능인데요, 확실히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진이 잘 찍히더군요. 슬로우모션과 타임랩스 등의 다채로운 비디오 기능은 아이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이죠.

옵쥐프로(위)로 찍은 사진을 아이폰6 플러스로 찍은 사진(아래)과 비교시키면 아이폰이 화를 낼 것 같다. 그만큼 어두워도 잘 찍히는 폰이다. 좋다 좋아ㅋ 사용할 수록 '기본에 충실하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이상으로 아이폰 6 플러스의 개봉기 및 사용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사실 그냥 무슨 폰을 샀어도 새 폰은 다 기분 좋았을거에요. 단지 삼성이나 LG폰보다 더 좋은 것은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와의 연결성이 기대된다는 것이고요, 단점이라면 구글의 모든 것을 아이폰에선 가질 수 없다는 것이겠죠. 결론은
"환상적이진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사실 충실 이상의 만족을 주는 폰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연결성과 통합된 UX가 기대된다."
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로봇 글들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

어두운 조명에 2.2MB 크기의 동영상으로 이 정도 화질이면 괜춘하죠 뭐ㅋ 다들 보고싶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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