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botics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오픈 1년을 맞이하야 제가 T-Robotics를 개설하게 된 계기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대해 제대로 된 썰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그럼 함께 T-Robotics Story 속으로 들어가보시죠 :D
로봇 뉴스를 접하며 가졌던 불만들
TV를 통해 로봇 뉴스들을 보다보면 느껴지는 불만들이 있었습니다. 뉴스는 항상 로봇의 화려한 외관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었지요. TV 속에서의 로봇은 온통 '사람을 닮아' '사람처럼 움직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그 어느 뉴스 하나 알맹이(기술)를 다루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뉴스들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낳았습니다.
첫째, 로봇을 만드는 사람들이 보여주기(showing off)에만 신경을 쏟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로봇이 일반 기계와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스스로 생각하여 움직인다는 점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언론은 그 속을 볼 것도 없이 화려하게 움직이는 로봇만을 비추었고, 각종 전시회와 시연장에는 미리 입력된 움직임만을 실행하는 로봇들이 판을 쳤습니다. 혹여나 인공지능으로 인해 버버벅 거리는 로봇이라도 보여줄지면 '이 로봇 왜 이렇게 별로지?'라는 핀잔을 들어야했죠. 그동안 멋지게 시연들을 보여줬던 많은 국산로봇들이 왜 아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했을까요? 그건 아마도 보여주기에 급급해 다양한 환경에 대처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기엔 로봇 뉴스를 전하는 언론의 모습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로봇을 좋아한다는 아이들이 대부분 로봇 만들기를 로봇공학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로봇 공학자입니다. 제가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분야에 따라 또 개발 단계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그 비율은 논문 읽기 25%, 쓰기 5%, 코딩 30%, 하드웨어 개발 20%, 실험 20% 정도에서 왔다갔다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로봇공학자를 꿈꾼다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직 너무나 조립과 만들기에만 치중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로봇공학은 수학과 물리, 프로그래밍, 그리고 영어과목에 더 가까운데 말입니다.
로봇공학은 만들기가 전부가 아니다ㅠ
공부하다보면 로봇공학은 정말 수학, 수학, 수학이구나 싶습니다. (사실 모든 공학이 그렇죠.)
2013년 7월 15일 로봇 블로그 T-Robotics 오픈
그 전에 "로봇 블로그나 오픈해볼까?"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사람들의 호응이 좋더군요. 그래서 더욱 결심을 굳히게 되었죠. 그리고 2013년 7월 15일, 첫 글 "로봇 블로그를 시작하며..."라는 글을 시작으로 로봇블로그 T-Robotics를 운영을 시작합니다.
처음 3일 동안 Joint Space에 관한 글과 PCA에 관한 글 ("미스코리아 얼굴들은 다 똑같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죠 ㅎㅎ), 그리고 제가 석사 때 연구했던 Motion Planning에 관한 글을 썼습니다. 돌이켜봐도 이 때 글이 가장 완성도 높은 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ㅎㅎ 제 블로그는 곧 Dennis Hong 교수님의 눈에 띄게 되었고, 교수님의 홍보덕에 개설 3일 만에 2000명의 방문자를 찍게 됩니다 ㅎㅎ
데니스홍 교수님의 홍보 덕에 개설 후 15일 동안에만 총 4226명의 방문자를 기록하였다. 이는 1년 페이지뷰의 1/5에 해당한다ㅎㅎ (역시 인기는 반짝이란 말이더냐...ㅠ)
개업효과(?)라고 할까요? 이 땐 정말 몰려드는 손님을 받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저도 일 다 내팽개치고 글만 썼지요ㅎㅎ 15일 동안의 게시글이 총 8개 (1년 게시글의 40%), 방문자가 4226명(1년 방문자의 20%)였으니 개업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그 뒤 얼마나 내리막을 걷고 있는지도요...ㅎㅎ) 제 블로그에 흥미를 가지시는 분이 많으셨고, 또 제게 종종 글을 주실 수 있다는 연구실 선후배 분들도 생겼습니다. Biorobotics 분야의 박용재 박사님은 게코(Gecko)로봇에 관한 글을 주셨고, 수중로봇 분야의 김아영 박사님은 수중로봇을 소개하는 글을 기고해주셨습니다. 또한 같이 KIST에서 일하는 후배 김민규씨를 압박해 패턴인식에 관한 글을 뽑아내었으며, 페이스북에서 할게된 최성준씨를 통해 기계학습을 소개하는 글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T-Robotics블로그는 드디어 서울대 로봇연구실 졸업생들이 가꾸는 팀 블로그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제일 한량인지라 제 글이 다수이긴 합니다만 (-_-;) 그래도 각 분야의 전문가 선후배님들이 이 블로그를 받쳐주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다들 바쁘시겠지만, 앞으로도 T-Robotics가 로봇 전문가와 로봇을 꿈꾸는 분들의 편안한 가교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내 인생의 변화를 가져온 블로그
T-Robotics 블로그 개설은 제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연구실 속에서만 살았던 제가 연구실 밖으로 나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사실 나대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PC통신 대표시삽을 역임하고 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가 쫓겨나기도 하는 등 굴곡있는(?)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대학교 1학년 성적을 폭망한 뒤 건대입구에 보드게임카페 라임을 창업하여 11년 째 운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전 1년만 운영하고 그 뒤엔 은퇴하신 부모님께서 운영하셨습니다ㅠ)
여러가지 스포츠도 매니아적으로 즐기고, 정치/사회 이슈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는 오직 제 공부에만은 관심이 적었고(-_-), 그렇기에 항상 제 자신을 수양한다는 느낌으로 그동안 공부를 해왔었습니다. 껍데기 없이 빈 깡통으로 요란한 사람이 되긴 싫었거든요. 하지만 서른을 맞이한 저는 '언제까지 참을쏘냐!'라며 반기를 들었고 그 반항의 결과 중 하나가 바로 블로그 개설입니다.
블로그 개설 후 제 페이스북 계정에는 친구신청이 쏟아졌습니다 ㅎㅎ 처음에는 수락에 망설였지만 명예욕이 남달랐던 저는 (-_-) 이내 수락하고 말죠. 그렇게 오는 사람 안막고 가는 사람 안막다보니 어느새 제 친구는 1000명이 넘어섰습니다;; (제 페이스북에 친구신청 마구 하셔도 됩니다. 전 명예욕 있는 사람이니까요-_-;;) 블로그 개설 직후에는 IT/벤처 쪽 인연이 크게 늘어났고, 슬로우뉴스에 로봇관련 글을 기고한 이후에는 미디어 쪽 인연이 크게 늘었죠. 결과적으로 보면 이러한 변화는 제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확실한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해 주었죠.
필진 분들께 자기소개를 보내달라 부탁하였더니 "글 좀 더 쓰고 보내줄게"라고 하신다. 아마 스윽 발을 빼실 모양인가보다...ㅠㅠㅠ
로봇에 관한 깊이 있고 쉬운 소식, T-Robotics
T-Robotics는 앞으로도 로봇 관련 소식들을 깊이 있으면서도 가장 쉽게 여러분께 전달하는 블로그가 될 것입니다. 블로그 내용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시의성 있은 최신 로봇뉴스를 전해 드리는 "로봇기술 이야기"와 다양한 분야의 로봇이론 기초를 다루는 "로봇이론 이야기"로 꾸려갈 것이고요. 또 한가지 약속 드릴 것은, 로봇 관련 가장 신뢰성 있는 뉴스를 제공하는 곳 중 하나인 IEEE Spectrum : Automation의 글을 요약 번역해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짝짝짝짝~ 제 개인시간이 날라가는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다들 많이 좋아해주실 것이라 믿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1년 동안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응원해주실 것이라면 밑에 Like 버튼 꾸~욱 부탁드리겠습니다ㅋ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D
P.S. T-Robotics는 facebook 페이지로도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것 아시죠? rss reader로 읽으셔도 좋고요! "좋아요"는 사랑입니다 ㅎㅎ 앞으로도 재밌는 글로 자주 찾아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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