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게임에 미쳐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였지요. 어느 정도였는고 하니, 일단 이것 때문에 제가 중학교 때 개근상을 못받았습니다ㅎㅎ 수업 중간에 스타하러 PC방 갔다가 (일명 땡땡이) 선생님에게 들켜 조퇴처리가 됐었더든요ㅎㅎ 중학교 때에는 스타에 미쳐 동네 PC방에서 거의 알바와 다름없는 생활을 했었는데요, 사장님 대신 제가 손님을 받고 보상으로 공짜 게임시간을 얻고 그런 식이었죠. 그 땐 라면 사먹는 1000원이 아까워 밥 대신 공짜로 주는 커피에 프림과 설탕 가득 넣어서 허기짐을 달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 커피죽 한번이면 정말 6시간은 식욕이 뚝 떨어지곤 했는데 말이죠ㅎㅎ
내가 스타를 시작하던 시절은 기욤패트리의 6드론 저글링에 놀라고 이기석의 조이기에 감탄하며 국기봉의 히드라에 압도되던 시절이다. 아 까마득해라ㅎㅎㅎ
전 스타 이후로 다시는 게임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스타2와 워크래프트3의 등장과 함께 전 게임을 끊었습니다. 그 후론 그 흔한 LOL이니 위닝, 애니팡 등등 절대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못하는 제 성격에 얼마나 폐인이 될지 잘 알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5년 쯤 게임을 하지 않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크와 창업에 관심이 많은 내가 모바일게임에 대해서만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테크업계 얘기를 듣다보면 빠질 수 없는 얘기가 바로 모바일 게임시장인데요, 게임을 모르고서는 도저히 Zynga니 Supercell이니 하는 모바일 게임업체들을 이해할 수 없었죠. 그래서 논문 제출이 끝나 잉여롭던 약 세달 전, 저는 Supercell의 대표작인 Clash of Clans(CoC)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전 그만 CoC 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는 어떻게 CoC에 빠지게 되었는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나는 게임으로부터 "게임 좀 그만해!"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_-
그래도 모바일게임에 대해 "공부 삼아" 이 게임을 시작한건데 무언가 배운 것은 있어야 면이 좀 서지 않겠습니까?ㅎㅎ 처음엔 '이게 뭐가 재밌다는거야?' 싶었는데 어느새 세컨 계정까지 만들어 게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엔 사람을 중독시키는 요소들이 참 많이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나는 어떻게 CoC에 빠지게 되었는가'아니, '사람은 어떻게 일에 몰입하게 되는가'에 대해서요. 다음은 제가 모바일 게임에 중독되면서 배우게 된 동기부여의 몇 가지 팁입니다.
1. 시작이 반이다
[CoC] CoC를 시작하기 전까진 모바일 게임에 대해 전혀 땡기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작하고나니 중독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죠.
[일상] 해야할 큰 일을 앞두고서도 우린 종종 시작하기가 두려워 다른 길로 애둘러 가곤 합니다.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영어회화 공부가 하고싶어 '시험만 없었으면..!' 싶지만, 막상 시험 후에 따로 영어공부를 하지 않는걸 보면 이건 분명 시작하기 싫어서였을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우선 시작하십시오. 결국 시작이 반입니다.
2. 작은 목표를 끊임없이 주어라
[CoC] 열심히 돈을 벌어 건물을 짓고나면 바로 그 다음 건물이 목표로 보입니다. 또 열심히 돈을 벌어 그 건물을 짓고나면 또 내가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다음 건물이 목표로 보이지요. 저는 결국 하루에 두세번씩 CoC가 던져주는 목표 떡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일상] 우리는 종종 목표를 너무 크게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난 자격증을 딸거야', '토익점수를 900점 이상 받을거야'라고 해놓고 그 곳까지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목표는 세우지 않는 경향이 있죠. CoC는 '6시간 뒤면 Builder가 돌아오니 그 때까지 돈을 모아야 해'라는 목표를 줍니다. 우리의 하루 역시 그러한 작은 목표를 끊임없이 던져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성취를 시각화하라
[CoC] CoC를 들어가면 맨 처음 하는 일은 물방울들을 클릭해 자원을 수확하는 일입니다.
'뾰롱뾰롱~'하며 예쁘게 터지는 물방울들이 '그래 게임에 들어오길 잘했구나. 돈 땄구나'란 느낌이 들죠. 한편 Builder가 건물이 지어진지 한참 되었는데 명령을 주지않아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윽.. 내가 자주 들어와서 돈도 벌고 일도 시켜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일상] 사실 우리가 열심히 하지않는 이유 중 하나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는 '안해도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죠. 하루 공부를 하건 안하건 티가 나지 않지만 그것이 쌓이면 안좋을 것이란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바로 내일이 시험이라면 오늘 공부안한 것이 확 티가 나기 때문에 우리가 공부를 꼭 하게끔 만들죠. 성취를 시각화하십시오. 포스트잇이든, 페이스북에 떠벌리는 것이든 뭐든 좋습니다. 그래서 한 것과 안한 것의 티를 팍팍 내십시오.
우리는 자라면서 '겸손함'에 대해 많이 배운다. 하지만 겸손함은 내 안에서의 마음가짐의 문제이지, 남과 연관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충분히 자랑하고, 충분히 겸손하게 달려드시라.
4. 자신의 발전된 모습을 확인하라
[CoC] 자원을 약탈하러 상대 기지를 쳐들어 가보면 너무나 초라한 쪼랩 기지의 모습에 '풉'하는 코웃임 쳐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날이 발전해 가는 제 기지와 업그레이드 된 제 유닛들을 보면 제 자식같이 뿌듯하지요. 발전해 제 기지와 유닛을 보는 것은 CoC를 하는 낙 중 하나입니다.
[일상] '배우고 또 그것을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공자의 말처럼,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은 세트로 다녀야지 즐거운 것 같습니다. 마냥 꾹 참고 배우기만 하면 '왜 배우나..'라는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요. 익히는 것, 즉 나의 능력을 발휘하며 숙달시켜 보십시오.영어를 배웠으면 여행을 가서 영어를 써보시고, 코딩을 배웠으면 간단한 프로그램이라도 짜서 친구들과 공유해 보는 것입니다. 비록 현재의 실력이 부끄럽겠지만, '완성되어서 하겠다'는 그 시점은 결코 오지 않습니다.
5. 적당한 벌도 필요하다
[CoC] 가끔 게임을 멀리하고픈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제 기지를 방치해 놓다보면 어느새 침략을 많이 당해 애써 모은 돈을 다 약탈당해 버리기 때문이죠.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초토화 된 제 기지를 보면 '들어와서 관리 좀 해야겠다ㅠ'는 맘이 절로 들곤 합니다.
[일상] 책 안읽은지 얼마나 되셨나요? 공부 안한지는요? 그런데 그렇게 안하고 있다고 바로 피해를 입은 것이 느껴지나요? 여러분이 목표한 일에 자꾸 손이 가지 않는 이유는 사실 당장 하지 않아도 그 피해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피해를 실질적으로 느끼도록 바꿔보세요. 예를 들면 '난 한달에 책 읽은 권수만큼 옷을 사겠어'라든지, '할 일을 못했으니 맛있는 밥은 없었던걸로..ㅠ'와 같이 말이죠. 때론 적당한 벌도 필요하답니다.
6. '왜 하는지'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CoC] 사실 요즘 CoC에 점점 흥미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다행이다ㅠ) 그 이유는 반복되는 전투와 업그레이드 앞에 '그래서, 결국 업그레이드 많이 하면 뭐할건데?'라는 궁극적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찾아야겠...이 아니라 이제 서서히 줄여야지요ㅠㅠ
[일상] 같이 수학을 배우더라도 '난 이 수학을 왜 배우는지 모르겠어. 어차피 커서 쓰지도 않을건데'라고 생각하는 학생과 '수학은 내가 미래에 은행원으로 일하는데 매우 중요해'라고 생각하는 학생의 열의는 매우 다를 것입니다. 성취도 마찬가지고요. 여러분은 내가 미래에 '무엇'이 되고, 그것을 '어떻게'하면 할 수 있을지에 몰두해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내가 '왜'해야하는 지는 앞서 두 가지보다 훨씬 중요한 행위의 동기가 된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TED를 확인해 보세요
7. 결국 동기는 자신이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다
[CoC] 사실 제가 CoC를 많이 한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느냐, 아니면 게임이 나를 하게끔 만들었느냐'입니다. 내가 즐기려고 이 게임을 하고 있다면 좋은 일일테지만, 게임의 술수에 종속되어 게임을 손 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전.... 누가 저 좀 꺼내주세요ㅠㅠㅠ
[일상] 요즘 학생들을 보면 너무나 남이 던져준 문제를 푸는데 익숙해진 나머지 스스로 목표를 세우거나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왜 대학생을 위한 학원은 없는거야?'라며 불평하기도 하고, 또 졸업 후 뭘 해야할지 몰라 어학연수에 취업준비 등 남들이 하는 것만 하려고 하죠.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있는 행위가 정말 내 통제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냐는 것입니다. 내가 올곳이 서 있고 주변 상황들을 내 열정의 적절한 뗄감으로 쓸 수 있다면, 내가 무얼한 들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목표도 자신이 세우는 것이고, 동기도 자신이 만드는 것이며, 그에 대한 평가도 자신이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모두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시길 하는 바람입니다.
P.S. 그래서 결국 하고싶은 말은 그겁니다. 저희 클랜 들어오세요...; "KE ING YEO"로 검색해 조인하신 후 "저 누구누구예요"라고 말씀해주시면 accept해 드립니다. 쪼랩 클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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