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사회에서 ‘경쟁자 줄 세우기’는 참 피해가기 힘든 ‘필요악’ 중 하나입니다. 줄 세우기가 참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을 모두 주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없기에 사람들은 객관적 수치, 일명 ‘스펙’에 따라 서로의 상대순위를 결정하곤 합니다. 대입을 앞둔 고등학생들에겐 내신과 수능성적, 취직을 앞둔 대학생들에겐 학점과 토익점수, 승진을 앞둔 회사원들에겐 인사고과점수 등 현대사회에서 수치화된 ‘스펙’은 참 질기게 따라붙는 꼬리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연구를 하며 논문을 쓰는 학자들에겐 과연 어떠한 ‘스펙’, 어떠한 평가지표가 존재할까요? 어떤 분들은 “A 교수가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O.OO의 네이처지에 논문을 게재했다.”라는 기사를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사실 임팩트 팩터는 논문집(저널)에 대한 평가일 뿐, 어떤 학자의 누적 연구 성과에 대한 평가는 아닙니다. 사실 학자의 능력치(?)를 숫자로 평가하는 풍토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요.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05년 미국의 물리학자 호르헤 E. 허쉬(Jorge E. Hirsch)가 주창한 h-인덱스(h-index)입니다.